가장 아름다운 운하…이런건 모르겠고 그냥 아무데나 들어갔다. 도시 전체에 운하가 많아서 아무데나 가도 다 똑같이 다 예쁠거라며.
어딜가나 다 비슷한 풍경이었으나 전혀 질리지 않던.
심플한데 예쁘다. 다양한 형태의 보트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날씨가 좋아서 어딜 가나 사람이 많았다. 그래. 해가 떠 있을때 마음껏 즐겨야지!
# 보트 투어
보트 투어 종류도 엄청 많은데 우리가 선택한 것은 Lovers Canal Cruises.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받은 지도에도, 호텔 바우처에도 할인 쿠폰이 있었기 때문. 너무 대놓고 뿌리니까 제값 주고 타는 게 오히려 손해인 것 같음ㅋㅋ어차피 이어폰 꽂고 녹음된 가이드 듣는 건 다 똑같을텐데 좋고 나쁘고 할 게 뭐가 있나 싶어서 별로 고민 안 하고 선택. 좋았던 건 다 끝나고 나서 이어폰을 가져가라고 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오디오 가이드 대여 안 하고 공짜로 앱을 다운 받아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어서 암스테르담 가기 전에 남편한테 이어폰 꼭 챙기라고 말했었는데 이어폰 깜빡했다가 나한테 한 소리 듣고…보트 투어 덕분에 이어폰이 생겨서 오디오 대여를 안 해도 됐다는 해피한 이야기.
걸어서 볼 때와 다른 점은 아무래도 훨씬 밑에서 구경할 수 있다는 것.
눈높이가 낮아지다보니 걸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보트 집들이 눈에 띄기 시작. 아예 건물처럼 디자인한 것도 있었고
이렇게 그냥 보트인 것도 있었고. 맨 처음에는 집이 부족해서 이렇게 보트에서 살았다는데 요새는 없어서 문제라는… 규정도 까다롭고 가격도 엄청 비싸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게 아지트나 작업실처럼 쓰이는 것이면 몰라도 여기서 거주하려면 엄청 불편할 것 같다. 1층에 살아도 남들이 볼까봐 편하게 커튼 열어놓지도 못하는데 여기는 보트가 수없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적나라하게 들여다볼텐데…냄새는 어쩌고 여기 화장실 시설은 대체 어떻게 하는거지. 소음은 엄청나겠지. 흔들리지는 않나? 비 많이 오면 위험하지는 않나? 암튼 혼자 온갖 생각을 했다 ㅋㅋㅋㅋㅋ언제부터 이렇게 낭만이 없는 사람이 되었는가.
보트 투어 하면 사진 많이 찍을 줄 알았는데 목이 꺾여서 어느 순간 포기.
시청과 오페라 하우스가 같이 있는 “스토페라”. 시청이 우선이다 오페라 하우스가 우선이다 싸우다가 그럼 같이 지으면 되겠네! 했다는 아름다운 화합의 이야기.
보트투어 끝!
이제 낮을 봤으니 밤을 보자
이 사진은 내가 이전 포스팅에서 썼던 “중앙역 앞 꽈당 사건” 직후 사진. 남편이 본인 카메라로 한참동안 사진을 찍는 통에 나도 심심해서 몇장 찍었다. 물론 별로 사진 찍고 싶은 장소는 아니었다 흥
그래도 여기는 예뻤다. 낮에도 밤에도ㅎㅎ
이제 암스테르담 밤 문화 탐방 시작!
역시 소문대로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한국처럼 밤문화가 발달했다는 글을 많이 읽었는데 완전 공감.
그래도 생각보다 불빛이 현란하지 않은데? 싶었는데…
현란한 불빛은 이 동네에 ㅎㅎㅎㅎ
그 유명한 홍등가. 진짜 발 디딜 틈 없이 막 인파 속에 밀려서 걷게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예전에 친한 남자 선배가 암스테르담 갔다와서 내가 농담으로 “언니들 어땠어요?” 이랬는데 덩치가 너무 커서 오히려 무서웠다고 해서 ‘뭐 서양 언니들은 그럴만하지.’ 싶었는데……그 선배가 뻥친 것이었다! 아님 몇년 새에 유행(?)이 바뀌었든가…다들 엄청 마르면서 볼륨 있는 예쁜 몸매였지 무섭기는 무슨…-_- 어쩜 저렇게 몸매가 좋을까 부러운 마음에 감상(?)하다가 기분이 순간 묘해졌다. 물론 이게 그들의 직업이고 보라고 서 있는 것이긴 하지만 유리 너머에 있는 것이 마네킹이나 물건이 아니고 사람인데, 그것도 노골적인 속옷만 입고 있는 사람인데 내가 그렇게 막 구경해도 되는건가 싶어서. 그래서 시선을 돌렸는데 또 그것도 너무 위선적인 게 아닌가 싶었다. 우리 집이 저쪽 골목 끝에 있어서 이 길을 걷는게 아니라, 이걸 보기 위해 온 건데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이 길을 걷는 것도 뭔가 웃기고? (사실 그들을 ‘언니들’이라고 부르는 것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딱히 적절한 표현을 못 찾겠으므로 그냥 언니들이라고 불러야겠다.) 예전에 어릴 때는 성매매 종사하는 사람은 무조건 강제로 끌려가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그들에 대한 모욕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이 일이 다른 종류의 노동과 동일한 성질의 것인가 싶은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좀 의문이다. 부끄러울 것은 없지만 이 일을 통해 “뿌듯함”을 정말 느낄 수 있을까? 하면 솔직히 그건 아닐 것 같다. 그런데 이런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보다 훨씬 잘 살 것 같은데?!
우리 뒤에는 딱봐도 나이가 어린, 이제 막 성인이 된 것 같은 남자 무리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한명이 엄청 추파를 던졌는데 그걸 쿨하게 받아들이던 언니를 보니 왠지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다. 한편으로 핸드폰 충천기 꽂아놓고 핸드폰이나 하던 쿨한 언니도 있었고. 뭘까, 되게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그런데 다 떠나서 이게 정말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어떤 어저씨가 (약간 노숙자로 보였다) 창문 앞에서 무언가 손짓을 했는데 안에 있던 분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과 겁에 질린 표정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가라고 손짓을 했는데 제3자가 보기에도 위협적인 느낌이 들었다. 블로그 글에는 창문 옆에 키 큰 남자들이 서서 사진 찍는지 감시하고 그런 위험 상황을 막는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 한번은 어떤 여자가 길 건너편에서 줌을 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 걸 봤는데 같은 여자인데 저러고 싶을까 솔직히 한심한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웃긴건 정작 남편은 눈길 한번 안 주더라는ㅋㅋㅋㅋㅋㅋㅋ물론 막 신나서 빤히 쳐다보고 멈춰서 감상하고(?) 이랬으면 나한테 그날 죽었겠지만.. 좀 봐! 보라고! 해도 앞만 보고 걸어 ㅋㅋㅋㅋ그게 더 수상하다고 이 사람아.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이었으면 나는 더 열심히 봤을건데?!
운하로 시작해서 홍등가로 끝난…이번 포스팅 끝!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