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

  • Life
  • 28 September 2016
  • Home
  • Life
  • [독일생활]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
지난 주말, 내 마음 속 고향 튀빙엔에 갔다왔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1년간 지냈던 곳이자, 지금의 내 남편을 만난 곳이자,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은 곳. 작은 대학도시인데 말 그대로 도시의 모든 것이 ‘대학’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졸업과 동시에 이 곳을 떠나게 된다. (일자리 부족..) 최근에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 박사과정(!!학부나 석사를 한 친구들은 이미 진작에 떠나고)을 끝마치고 다른 도시의 연구소로 가게 되면서 이 곳을 방문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슬퍼하던 찰나, 유명 블로거(ㅋㅋ) ‘션님’의 초대로 튀빙엔을 방문하게 되었다.
작년 12월에 초콜릿마켓을 보러 가긴 했으나 날씨 좋은 여름에 방문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지난주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서 이제 여름은 다 갔구나- 아쉬웠는데 주말에 날씨가 얼마나 좋던지. 튀빙엔이 나를 적극적으로 반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활기차고 젊은 (거주자 평균연령이 40세 정도로 독일의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라고 한다) 기운이 느껴졌다. ‘내가 이래서 이 도시를 이렇게나 사랑했지.’ 새삼 깨닫게 되던 순간.
잠깐 친구를 만나러 가야 한다고 거짓말을 해서 마중 나오는 것을 자연스레 방지하고 중앙역에서 급히 꽃다발을 산 후 집을 찾아가니….웃으면서 나를 맞이해주던 션님. 신호등 하나 사이에 두고 발 동동. 어찌나 신호가 안 바뀌던지ㅎㅎ
 
그리고 준비되어 있던 밥상 ♥ 추석 때는 물론이고 최근 1년간 제대로 된 한식 한번 먹어본 적 없었는데 분식과 전을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 >_< 블로그에서만 봤던 션’s Kitchen 별 다섯개 드립니다 헤헤
 
올린 김에 다음날까지. 아침에 배부르게 먹은 만두와 오이깻잎무침ㅎㅎ
*시간도 별로 없고 처음 간 꽃집이라서 꽃 고르면서도 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 예뻐서 뿌듯하네.
 
손님 주제에, 심지어 실제로 만난 것은 처음이면서ㅋㅋㅋ’건강식’ 해달라고 호기롭게 미리 부탁해서 먹게 된 백숙! 진짜 엄청 맛있었다. 건강식 찾으면서 기름진 다리만 먹었다는 건 안 비밀.
나는 요리를 못 하고 싫어하는 사람이라 손님이 오면 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스트레스 받는데 이렇게 요리 뚝딱뚝딱 해내고 요리하는 게 재미있다는 언니 보니 너무 부러웠다는 :) 앞으로 오래오래 살고 그러면 손님도 많이 맞이할테니, 나도 언젠가는 내공이 쌓이…겠…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시내 구경. 별 생각없이 Stiftskirche 지나가고 있는데 언니가 탑이 열었다는 종이를 읽어서 올라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튀빙엔 가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는 게 바로 이 종탑 올라가는 건데, 입장시간이 엄청 애매해서 튀빙엔 살아도 타이밍을 맞춰서 올라가는 게 어렵다. 언니는 심지어 7년 살면서 이번에 처음 올라가봤다고ㅋㅋㅋ돌이켜보니 나도 그렇게 추천을 하면서도 딱 한번 올라가봤었다^^; 남편과의 첫 데이트 때 여기에 왔었다는ㅎㅎ
 

같은 장소 위에서 내려다보기

주황색 지붕이 너무 예쁘다…
 
막 찍어도 작품사진처럼 나오는 마법의 전망

튀빙엔의 대표 관광명소, 네카다리 위에서 보기ㅋㅋ 튀빙엔을 왔는데 네카다리를 안 볼 수 없지.
 

‘튀빙엔 사진’의 99%는 이 장소, 이 각도ㅋㅋ 평화롭고 여유로운 저녁.
 

그런데 이 날 유난히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꽃’
 
여기도 꽃.
 
저기도 꽃

유난히 만개했던 꽃들. 마치 튀빙엔 처음 온 관광객처럼 사진을 찰칵찰칵 찍어댈 수밖에 없었다.

튀빙엔을 정말 처음 온 것은 이 분ㅋㅋㅋ 나비~ 부끄러워서 사진 안 찍으려고 했는데 뭐 어떠냐며 당당하게 찍으라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언니 덕분에 나비 인생사진 여러개 건졌다ㅋㅋㅋ
좋아 자연스러웠어 ;)
Almdudler 마시면서 사람 구경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다음 날은 언니 집 근처 산책하면서 나비 인생사진 하나 더 찍고 (찬조출연: 션님 손)
한국의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생각나는 이 곳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폭풍수다.
언니와 얘기하면서 같은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고, 여러 훈훈한 일화들을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던 시간. 바로 이런 것이야말로 ‘힐링’이라고 부르는 거겠지. 조금은 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작별. 안녕- 곧 다시 봐요 :)
 
Tags:

Sue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댓글은 승인 후에 보이기 때문에 제출하신 직후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Subscribe 📬을 통해 새 글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블로그 내 모든 이미지 🖼️ 와 내용📝의 무단 도용을 금지🚫 합니다. All rights reserved. No usage without permission.

Blog Comments

튀빙엔은 저도 예전에 가봤었는데 정말 너무 예쁜 도시ㅠ_ㅠ 개인적으로 강이 흐르는 도시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엥 >< (근데 뮌헨은 이자강이 자주 흙탕물이 되어서 좀 아쉬워요) 게다가 하악 보양식 정말 탐나네요 ㅠㅠ 저도 요리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닌데 사진 보면서 부러워서 넋이 나가겠어요~ 진짜 재밌는 시간 보내셨을 것 같아용 :D

그쵸 너무 예쁘죠 :) 가보셨다니 신기하네요ㅎㅎㅎ 사람들이 잘 모르던데..도시 자체는 볼 게 많지 않은데 이 다리는 수십번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그러고보니 강이 흐르는 도시는 특유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소도시인 경우는!!
저는 원래 한식 안 먹는데 이때 이후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게 되었어요. 요리 진짜 안 하는데…그런 저조차 요리하고 싶게 만드는 보양식이었다는 헤헤

너무너무이쁘네요! 잘보고갑니다 ㅎㅎ

그쵸. 정말 예쁜 곳이에요 :)

수수님! 오랜만이에요. 예~전에 블로그에서 수수님 결혼소식 듣고 축하댓글 남겼었는데, 이후로 저도 블로그가 뜸해져서(지금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블로그 아이디를 바꿨어요^^;) 제가 어떤 닉네임으로 인사를 드렸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튀빙겐 가기 전부터도 그렇고 튀빙겐 다녀온지 벌써 4년 훌쩍 지난 지금도 수수님 통해 튀빙겐 소식 들을 수 있어 감사해요. 자소서 쓰다 말고 야심한 밤에 튀빙겐이 생각나 검색하다 수수님 블로그를 발견하게 돼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늘 행복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어머 안녕하세요 :) 정말 따뜻한 댓글이에요!! 저도 튀빙엔이 참 의미 있는 곳이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제 블로그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다니 너무 감사해요ㅎㅎ 사실 아이디가 기억이 안 나서 찾아봤는데 혹시 예전에 ‘이리쨩’ 님이셨으려나요?ㅎㅎ 교환학생 관련 글에 튀빙엔 교환학생 가는/갔던 사람들이 댓글을 많이 남겼는데 축하한다고 남긴 댓글이 하나 있는 것 보면 맞는 것 같은데요, 그쵸? :) 영일님도 늘 행복하시고 지금 지원하시는 것 꼭 합격하시길!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