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육아] 독일의 조산사, 산후도우미 헤바메 (Hebamme) & 신생아 육아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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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 정말 존경하게 된 직업이 있는데 바로 헤바메(Hebamme)이다. 병원에서 실질적으로 출산 과정을 진행하는 조산사이기도 하고, 산후도우미의 역할도 한다. 조산사의 경우 본인이 지정해서 출산 시에 함께하는 Beleghebamme가 있다는데 흔하지는 않은 것 같고 그냥 병원에서 그 시간에 근무중인 조산사가 내 출산을 담당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출산 과정 처음에 함께 했던 조산사와 후기에 함께 했던 조산사가 달랐다. 워낙 바쁜 직업이라 조산사와 산후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고 보통 병원에서 조산사로 일하다가 프리랜서로 산후도우미일을 하거나 Hebammenpraxis라는 기관(?)을 개업해서 산후도우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출산준비수업 (Geburtsvorbereitungskurs), 신생아 관리 수업, 산후운동수업(Rückbildungskurs) 등 여러가지 수업을 제공한다.

산후도우미 역할을 하는 헤바메의 경우 한국의 산후도우미처럼 하루 종일 집에 같이 있으면서 아이도 봐주고 집안일도 해주는 역할은 아니고, 하루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집에 방문해서 아기와 산모의 상태를 체크하고 아기를 케어하는 것을 돕는 게 핵심인, 의료인에 가깝다. 이 비용은 전부 보험처리가 되는데 문제는 헤바메를 직접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지인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면 이미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단골 질문 중 하나가 “헤바메는 구했어?”일 정도로 헤바메 구하는 게 쉽지가 않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도 20군데 정도 연락 돌려도 다 거절했다는 후기도 자주 보인다. 예전에 친구가 임신 12주쯤에 헤바메를 구하려고 했더니 다들 너무 늦었다며 퇴짜 놓아서 대체 언제 구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임신테스트기 두 줄 뜨자마자 구하라고 했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심하지만 빠를수록 좋긴 한 것 같다. 운도 좋아야 하는게 예정일이 크리스마스나 여름휴가 시즌이면 헤바메도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거절하거나 보류를 해서 아무리 미리 구해도 구하는 게 힘들 수 있다.

나는 7주쯤 됐을 때 가장 원하던 헤바메한테 문의를 했는데 바로 받아줘서 운이 좋았다. Hebammenpraxis가 집에서 가까워서 수업 참여하기도 편할 것 같았고 (그렇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차피 다 온라인 수업 ^^) 구글이나 페북에 평점도 좋았고 언론에서 자주 인용되길래 왠지 믿음이 갔다. 인기가 많을 것 같아서 별 기대를 안 했는데 한 번에 성공해서 신기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 헤바메가 정말 바쁘게 살아서 가능했던 일 같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코로나 락다운이 시작된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단 한번도 휴가 없이 계속 일만 했다고. 심지어 독일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인 크리스마스 때도 일했다고. 산모 방문뿐만 아니라 온갖 수업들도 온라인으로 진행을 했는데 어떻게 다 할 수 있었는지 열정이 대단하다.

전화를 해서 만나기로 했고 Hebammenpraxis에 가서 상담을 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출산 전에는 딱히 개별적으로 만날 일은 없고 무슨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일차적으로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한테 문의를 하라고. 다만 산부인과가 쉬거나 주말에 당장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 출산준비교실에도 바로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이것도 미리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덕분에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면 출산 전에도 여러번 헤바메를 만나기도 하던데 임신 중에 큰 문제도 없었고 건강과 관련된 것은 산부인과에 물어보는게 더 맞는 것 같아서 아쉬울 것도 없었다.

출산 후에 헤바메에게 출산 사실과 퇴원 날짜를 알리고 헤바메는 퇴원 다음 날 집으로 방문을 했다. 처음 일주일은 매일 왔고, 그 이후는 2, 3일 간격으로, 그 다음에는 1주일, 2주일 간격으로 와서 두 달 동안 총 16번을 왔다. 방문 횟수나 간격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조율을 하면 되는데 어떤 경우는 2주만에 더이상 도움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방문을 끝내기도 하고 세 달 후에 또 어려움이 있으면 다시 방문하기도 한다고. 우리 아기는 워낙 순하고 정석대로 하는 아기라서 처음 한달 정도 모유수유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사실 그 이후의 방문은 아기의 몸무게 확인과 혹시나 질문이 생기면 하는 마음에 잡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방문이 1시간 가까이 됐으나 마지막에는 15분도 안 돼서 끝났고 사소한 질문 한두개를 던진 게 전부였다.

이 헤바메 시스템이 너무나 좋은 게, 산모와 아이를 동시에 케어한다는 것이다. 수술 후 자궁이 원래대로 돌아갔는지, 상처가 있다면 잘 아물었는지, 젖몸살이나 다른 문제 등이 없는지 산모의 상태도 확인하고 회복을 도와주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방치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되고 반대로 문제가 없다면 아무 문제 없이 회복이 잘 되고 있다고 안심할 수 있다. 산부인과를 갈 수도 있지만 출산 직후에 집에서 편히 진료받을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게다가 우리 헤바메는 정말 친절하고 인내심이 많았다. 얘기도 다 들어주고 용기도 북돋아주고 잘 하고 있다고 어찌나 칭찬을 많이 해주던지. 인복이 좋아서 우리 산부인과 선생님도 정이 많고 너무너무 친절하셨지만 그래도 진료시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헤바메처럼 시간을 많이 내주지는 못 하셨을 것이다.

아직도 나는 헤바메가 처음 우리 집 방문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그 날 아침 베이비 블루스가 와서 일어나자마자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았다. 병원 입원했을 때 잠을 하루에 3시간도 못 잤는데 집에 와서도 너무 피곤해서인지 호르몬 때문인지 누워 있는데 잠이 안 왔다. 이 날도 거의 3시간을 못 잤고 똑바로 누워서 잤는데 온 몸으로 중력을 느끼며 아래로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울함이라기보다는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감이 나를 짓눌렀는데 헤바메가 왔을 때 나는 잠옷을 입은 채 대자로 뻗어서 눈물 흘리면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사실 부끄럽지도 않았고 체면 차릴 정신도 없었고. 헤바메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회음부 상태를 확인하고 배를 눌러서 자궁 상태를 확인하고 출산이 어땠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내가 하는 말을 다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아기 상태도 확인했다.

그리고 우리의 모유수유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ㅎㅎ 출산 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유수유, 모유수유, 또 모유수유이다. 이게 출산 전에는 아무리 글로 읽어도 왜 그러는지 와닿지가 않는데 아기한테 모유를 먹이는게 너무 당연한 과정처럼 여겨져서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분유보다는 모유를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집착을 한 건 아닌데 헤바메가 하라는대로 하다보니 완모에 성공했다. 사실 아기가 병원에서는 젖을 워낙 못 빨아서 계속 유축해서 먹이거나 분유보충을 하거나 유두보호기를 계속 사용해야 할 줄 알았는데 시키는대로 착실히 따라했더니 아기도 잘 크고 유두보호기 없이 직수하고 수유텀도 잘 잡혔다. 이건 정말 100% 헤바메 덕분이다.

모유수유 관련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고 아래는 다른 사항에 대한 헤바메의 팁. 신생아 때는 매일매일 아기가 변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질문들이 생긴다.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헤바메에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부모로서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서 정말 편리했다. 한국과는 다른 점이 좀 있어서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실제로 질문해서 답을 얻은 것도 있고 그냥 알려준 것도 있지만 가독성을 위해서 Q&A 형식으로 적어보았다.


Q. 등대고 누워서 자면 땅 아래로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특히 목이 아프다.

A. 목이 아프면 갑상선 문제일 수도 있으니 지켜보자. 우선 요오드 과다 섭취를 하지 말아라. 그런데 이게 신체적인게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아직 출산과정을 다 극복 못해서 그럴 수 있다. 원래 등 대고 누워서 자니? (아니라고 하자) 그러면 원래 자던대로 옆으로 누워서 자 보고 조금 더 지켜보자. 자연스레 좋아질 수도 있다.

-> 실제로 헤바메 말대로 심리적인 문제였던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기 태어난지 몇시간 안 돼서 아기와 둘이서 첫 밤을 보냈을 때 아기가 울자 간호사가 내 의사를 묻지 않고 아기를 내 가슴에 올려놓고 가버렸다. 아기를 떨어뜨릴까봐 불안한 마음, 간호사의 불친절함, 아직 아물지 않은 출산 후 상처 등으로 첫날 밤의 기억이 딱히 좋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니 정말 괜찮아졌다.

Q. 어깨와 목이 너무 아프다. 혹시 물리치료 받고 싶으면 어떤 의사한테 진단서/의뢰서 (Überweisung) 적어달라고 할 수 있을까?

A. Hausarzt, 산부인과 둘다 가능하다.

-> 그런데 약간 이 정도 가지고 굳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며칠 지나니 괜찮아져서 굳이 의사한테 가지 않았다.

Q. 임신 때 먹었던 영양제를 계속 먹으면 될까?

A. 서서히 끊어라. 채소를 전혀 안 먹고 매일 과자만 먹을 정도로 영양 불균형이 심한 게 아니라면 굳이 영양제를 먹을 필요가 없다.

->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헤바메는 임신 이후의 영양제 섭취에 대해서 좀 부정적이었다. 한국에서는 임신, 수유가 아니어도 영양보충제 먹는 사람 많은데? 독일제품이 유명한데..사실 내 주위를 봐도 영양제를 따로 챙겨먹는 독일인은 없다. 다만 병원에서 퇴원할 때 의사가 요오드를 따로 섭취해줘야 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이미 미역국 한 그릇이 권장량을 훨씬 초과해서 요오드 걱정은 할 필요가 없구나 싶었다.

Q. 아기 손톱이 길어서 얼굴이 긁힌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처음 4주(병원에서는 6~8주라고 했음)는 아기 손톱과 피부가 밀접하게 붙어 있어서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그래서 절대로 아기 손톱을 자르면 안 된다.

-> 그래서 실제로는 6주쯤 되어서 잘랐다. 우리가 준비했던 아기용 손톱가위가 있었는데 너무 뭉툭해서 잘 안 잘렸다. 헤바메가 dm 자체 브랜드인 babylove의 손톱가위를 추천해줬는데 끝은 뭉툭해서 안전하고 안쪽은 날이 서 있어서 굉장히 잘 잘린다. 강추.

Q. 손싸개 추천해줘라.

A. 손싸개 필요없다. 정 필요하면 양말을 써라.

-> 얼굴 긁힐까봐 손싸개를 씌웠는데 독일에서는 손싸개에 대해서 좀 부정적인 것 같다. 강력하게 말리지는 않지만 굳이 왜?하는 분위기. 그래서 그런지 신생아 손싸개 찾기가 힘들다. 한국에서 받은 것으로 쓰다가 열흘쯤 지났을 때부터 손싸개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기 손톱 끝이 조금씩 갈라져서 헤바메가 살살 떼어냈기 때문에 더이상 긁힐 위험도 없었고 아기가 주먹을 쥐었다 폈다 잘 했는데 손싸개를 답답해 하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Q. 한국은 속싸개를 하는데 독일은 안 하나.

A. Pucksack이라고 있는데 아기가 너무 못 자면 안정감을 줘서 도움이 된다. 천기저귀로 쌀 수도 있다. 그런데 잘 자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아기가 주변환경을 탐색해야 하는데 계속 싸놓으면 안 좋다.

-> 우리 아기는 처음부터 모로반사가 거의 없어서 팔다리를 휘젓다가 깨거나 손으로 자기 얼굴을 때리거나 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영유아돌연사 예방을 위해서 이불 말고 슐라프삭 Schlafsack이라는 아기 슬리핑백을 쓰는데 그게 공간을 제한하기는 하지만 최소 10cm 이상은 남아야 하기 때문에 꽁꽁 싸매는 구조는 아니다. 무엇보다 팔이 자유롭다. 한달 반 정도는 하루종일 슐라프삭에 넣어뒀고 그 이후에는 잠잘 때만 사용했는데 아기는 항상 잘 잤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기에게 속싸개를 해준 적이 없다. (한번 스와들업 해봤다가 아기 자지러지게 울어서 포기) 한국은 속싸개가 필수인 것 같던데 오히려 독일처럼 속싸개가 예외사항인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도 애가 태어난 직후에 속싸개를 하지 않았다.)

생후 20일 정도. Schlafsack 입은 아기. 독일은 영유아돌연사 때문에 아기들의 이불, 베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Q. 목욕 언제?

A. 탯줄 빠진 다음날부터 가능. (탯줄 관리는 헤바메가 다 해줘서 알아서 떼어줬다)

Q. 목욕은 얼마나 자주 시키나?

A. 일주일에 한두번이면 충분

-> 독일인들은 신경쓰지 않지만 석회수 때문에 너무 자주 씻기면 피부에 안 좋을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우리는 독일식으로 일주일에 한두번만 씻긴다.

Q. 목욕 시킬 때 물만 사용하나 아니면 다른 첨가물을 넣어줘야 하나.

A. 물만 사용해도 되고 베이비 오일이나 아기 바디워시 추가해서 해도 좋다. (우리 플라스틱 욕조를 보더니) 그런데 이런 욕조는 오일 사용하면 노란색 필름이 욕조에 남아서 바디워시를 써라. 바디워시 없니? (sebamed ph 5,5 샘플을 보더니) 이왕이면 ph 중성인 게 좋지. 이거 써.

Q. 독일에서는 목욕하고 나서 바디워시를 씻겨내지 않던데 그건 좀 찝찝하지 않나? 아무리 아기 제품이 순하다고 해도 몸에 남아 있을텐데?

A. 맞아 좀 이상하긴 하지. 그래서 씻겨내는 부모도 많다.

Q. 어떻게? 한국에서는 욕조 두 개를 쓴다.

A. 아기를 살짝 욕조 위로 들어올려서 계량컵으로 물을 뿌려줘.

-> 황당하지만 독일은 설거지하는 것처럼 (싱크대에 물 받아놓고 세제 뿌려서 거품낸 다음에 식기를 그 안에서 닦고 물로 헹궈내지 않고 그냥 꺼내서 행주로 말림ㅎㅎ) 아기를 목욕시키고 나서 바디 워시를 닦아내지 않고 그냥 꺼낸 다음에 수건으로 닦는다;; 그렇다고 한국 방식으로 욕조 두 개를 쓰는 것은 번거로워서 피하고 싶었는데 그냥 성인이 샤워기를 사용하듯이 계량컵을 사용(그러면 미리 물 온도 조절도 가능!)하면 된다는 게 나에게는 유레카였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지?ㅎㅎ

Q. 배꼽 안쪽이 검은 색이다. 씻겨줘야 하나.

A. 자연스러운 거다. 어른도 있다 (?). 그냥 놔두면 된다.

Q. 귀지는 어떻게 닦아주나.

A. 면봉에 물 살짝 묻혀서 바깥쪽만 살살 긁어내라. dm에서 파는 아기용 면봉을 이용하면 실수로 귀 깊숙이 파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아래쪽이 두툼해서 귀 안에 못 들어감)

Q. 신생아 태지, 각질 (Milchschorf) 어떻게 관리하나?

A. 아기용 화장솜에 물과 베이비 오일을 묻힌 후에 살살 문질러 줘라.

-> 얼굴하고 팔다리에 허물 벗겨지듯이 태지가 수두룩했는데 그냥 방치해뒀더니 헤마베가 오히려 열심히 문질러서 없애줬다. 주로 두피에 생기는 노란 각질을 헤바메는 Milchschorf라고 불렀는데, 검색해보니 Milchschorf는 아기지루성두피염으로 생후 3개월정도부터 생기고 매우 간지럽고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이고, 우리 아기 두피에 생긴 각질은 원래 Kopfgneis가 정식 명칭이라고. 그런데 일상적으로는 각질도 Milchschorf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Q. 아기 대변은 얼마나 자주 봐야 하나?

A. 모유만 먹는 경우 최대 14일까지 안 할 수도 있다. 그럼 기저귀에 체르노빌 사태가 일어난다ㅋㅋㅋㅋ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괜찮다.

-> 어떤 아기들은 하루에 몇번씩 대변을 본다고 해서 물어본 건데 2주라니.. 너무 후한 기준인 것 같지만 그 정도까지는 괜찮다니 안심이 됐다.

Q. 기저귀가 샌다.

A. 한 사이즈 큰 걸 사용해라. 보통 기저귀 사이즈 최대 무게를 도달하기 전에 바꿔줘야 한다. 기저귀가 너무 큰 경우 아기용 화장솜(크기가 매우 큼)을 앞에 껴서 같이 넣어라. 특히 남자아기들은 도움이 된다. 기저귀 갈때도 화장솜으로 덮어놓으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ㅋㅋ

Q. 몸무게는 어느 정도 증가해야 정상인가?

A. 일주일에 100g 이상 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아기가 분명 배고픈 게 아닌데 계속 쩝쩝대고 운다.

A. 그래도 계속 직수를 해라. 배고픈 게 아니라 그저 빨고자 하는 욕구일 수 있으나 그래도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좋다. 그리고 모유량이 느는 데 도움이 된다. 도저히 안되겠으면 쪽쪽이를 줘라.

Q. (생후 한 달 반이 지났을 때) 아기가 침도 많이 흘리고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A.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손가락 빠는 게 나중에 고치기 좀 고생스럽긴 하다. (하지만 당장 고쳐야 한다는 뉘앙스 아니었음)

Q. (생후 두 달 정도 되었을 때) 아기가 잘 안 웃는다.

A. 아이 기질마다 다르다. 부모의 육아방식하고도 무관하다. 우리 첫째가 워낙 안 웃어서 시부모가 뭐라 했던 게 상처가 됐는데 둘째는 너무 잘 웃었다. 잘 안 웃는 아기들이 조심성이 더 많고 오랫동안 관찰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새로 시도할 때는 갑자기 한번에 완벽하게 해내는 완벽주의 기질도 있다.

-> 이건 우리가 직접 물어본 건 아니고 헤바메와 아기가 같이 사진 찍는데 애기가 잘 안 웃고 심각하게 카메라를 쳐다보자 헤바메가 먼저 말을 했다. 아기가 순둥순둥하게 생겨서 잘 안 웃는다는 생각을 그 전까지 해본 적은 없었는데ㅎㅎ헤바메 말을 듣고 나니 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조심성 있는 것이면 부모 입장에서 좋은 거 아니냐고 남편하고 좋아했다ㅎㅎ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더 웃기는 하지만 세 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아가 미소는 하루에 두세번만 볼 수 있다.

Q. 친구들이 아기가 너무 많이 울고 찡얼거리면 sab simplex라는 것을 주던데 무슨 효과가 있는건가.

A. 원래는 아기가 배앓이가 있을 때 쓰는 제품인데 다른 작용으로는 맛이 달아서 아기들이 좋아한다. 나는 영유아들의 초콜릿이라고 표현하는데 과하면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부작용은 없지만 아기들이 단 맛에 익숙해지면 안 좋으므로 적당히 사용해라. 나도 둘째가 워낙에 많이 울고 소리 질러서 도저히 달래지지 않으면 사용했다.

-> 남편이랑 나는 농담으로 ‘마약’이라고 부르는 제약회사 화이자의 시럽. 제약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성분을 보더니 의약품 제조할때 거품이 많이 발생하면 거품을 없애는 데 사용하는 성분이라고.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다가도 쪽쪽이에 이 시럽 몇 방울 떨어뜨려서 주면 얌전해진다. 15분~30분 정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사용설명서에도 알려진 부작용은 없다고 적혀 있는데 헤바메의 말처럼 자주 주다보면 나중에 익숙해질 것 같아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사용하기로 했다. 초반에 수유텀과 수면패턴이 불규칙적일 때는 자주 필요했는데 최근 한달동안은 한번만 사용할 정도로 빈도수를 줄였다. 12주동안 한 10번 정도 사용한 듯. 참고로 먹어봤는데 맛없다…..

Q. 산책은 언제부터?

A. 오늘(아기 생후 5일) 날씨 좋다 (10도였음 ㅎㅎ)! 당장 나가라! 산모가 무리하면 안되므로 15분 정도 집 근처에서 산책하라. 아빠 혼자 아기 데리고 더 다녀도 되고..

-> 독일은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 이상 신생아 데리고 수시로 산책을 나간다. 생후 6일 째 되는 날 기온이 17도까지 올랐길래 핑계가 없어서 첫 산책을 했다. 그때 이후로 날씨가 좋을 때마다 산책을 해서 첫 한 달 동안에 무려 13번이나 산책을. 점차적으로 시간도 늘려서 한시간 이상씩 돌아다녔다. 그런데 유모차를 타면 아기는 너무나 잘 자고, 걷는게 내 몸 회복에도 좋은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길 잘한 것 같다.

생후 25일 산책. 아가의 자체 모자이크ㅎㅎ

생후 두 달이 되기 전, 헤바메의 마지막 방문이 있었다.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사의 표시로 도시 곳곳에서 사용이 가능한 시티 상품권을 드렸다. 언제든 질문이 있으면 왓츠앱을 보내라고 했고 실제로 그 후에도 몇번 모유수유 관련해서 도움을 받았다. 독일의 이러한 헤바메의 산후조리 시스템이 매우매우매우 마음에 든다. 보험처리가 되니 돈도 들지 않고 행정적인 처리도 헤바메가 직접 하는 것이라 우리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은 헤바메를 구하는 것 뿐이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게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헤바메를 못 구할 경우 출산병원, 산부인과, 보험회사 등에 연락을 해서 상황을 말하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출산 직후부터 우리 아기를 케어하니 아기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대단한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이래도 괜찮은건가?’라고 의문이 생겼을 때 “응. 괜찮아.” 이 한마디만 들으면 되는 것이다. 초반에는 부모로서 모르는 것도 많고 모든 게 불확실하고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보면 모든 게 다 괜찮았다. 어차피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서 ‘원칙’은 다 알지 않나. 그래도 가끔씩 다른 육아 경험담을 읽다보면 사소한 것이 갑자기 눈에 띌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문제 없다고 말해주는 헤바메가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임신할 때는 걱정투성이었는데 육아를 하면서는 웬만해서 걱정하지 않고 즐기고 있다. 물론 아기가 순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모범 아기라서 더 그럴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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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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