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2024년 1, 2월/ 거의 마지막 시험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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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시작은 아이와 함께 산책하기.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새벽 5시 반이면 깨는 아이 덕분에 게으를 틈이 없다ㅎㅎ 보통은 남편이 먼저 아이와 일어나서 좀 놀아주고 그 다음에는 내가 일어나서 놀아주고 남편은 다시 자러 가는 편. 활동적인 부모를 둔 아이들은 매일 밖에 나가서 놀고 꽤 일찍 밸런스바이크를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사 놓고 거의 연습을 못 했다. 그리고 눈이 오고 날씨가 추워지니 거의 탄 적이 없었다. 같은 또래 친구는 쌩쌩 날아다니는데 아이는 어기적어기적 균형도 제대로 못 맞췄는데.. 신기하게도 오랜만에 탔는데도 엄청 잘 타는 게 아닌가! 나중에 보니 그 빠르던 친구와 비교해도 대등한 수준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다 때가 있는 것이고 내가 충분히 잘 하고 있나 괜히 고민할 필요가 없다.

본격적인 시험기간이 되기 전에 오랜만에 손님들 초대해서 같이 보드게임을 했다. 한 친구가 설탕 들어간 것도 못 먹고 유제품도 못 먹어서 내가 요리할 수 있는게 없어 그 친구 추천으로 Vabene에서 피자를 시켰다. 다른 곳으로 가야 할 피자를 잘못 가져와서 우리한테 이 큰 파티용 피자를 넘기고 나중에 우리가 주문했던 피자를 추가로 다시 배달해줬다. 양이 너무 많아서 앞집에 피자를 나눠줬는데 “독일에서 이런 걸 공짜로 준다고요?”하고 같이 어리둥절… 반전은… 이게 내가 시킨 피자보다 맛있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맛있었고 원래 빵 부분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것도 꽤 맛있었다! 다시 주문할 의사 있음.

친구들이 좀 일찍 와서 아이와 오래 놀아줬는데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라 그런지 체력이 역시 달랐다. 아이와 눈높이 맞추며 잘 놀아줬던. 아이가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우리 집에 놀러왔던 손님들 이름이나 같이 했던 일들을 꽤 잘 기억하는 편인데 이 날은 특히 재미있었는지 놀러온 이모들 이름을 한동안 꽤 자주 언급했다. 보통 자러 가도 잠들 때까지 좀 걸리는 편인데 손님들이 왔다고 자기 싫다고 버티거나 울거나 하지 않고, 우리가 문을 열어놓고 시끄럽게 있어도 (심지어 마리오카트를 했음ㅎㅎ) 거실로 나오거나 하지 않는다. 덕분에 부담없이 손님들을 초대할 수 있어 참 좋다. 고마워!

어린이집 친구랑 커플티 입고 뮌헨에 미니콘서트 보러.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로 실제 악기도 볼 수 있고, 막 뛰어다니고 놀아도 돼서 정말 편하다. 아이는 여자친구들이 참 많다ㅎㅎㅎ 보통 카톡 프사에 아이 뒷모습만 올리는데 대부분 다른 여자친구랑 있는 사진들이 많아서 벌써 여러번 아이”들”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 그는 단지 인기가 많을 뿐.. 남녀노소 친하게 잘 지내고 깔깔깔 웃으면서 얼마나 분위기를 좋게 하는지. 엉뚱한 장난도 많이 치고 그냥 보고 있으면 너무 웃기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라고 내가 늘 말하는데 진짜 매일매일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보인다. 어린이집 학부모상담을 갔더니 심지어 초등학교 형아들한테도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밖에서 같이 놀고 있으면 형아들이 맨날 아이가 뭐 하나 관찰하고 그렇게 보고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몇명은 매일 와서 ㅇㅇ이 어린이집 왔냐고 확인한다고. 작년에도 얘를 엄청 예뻐하던 누나가 있었는데 남자애들이 그런다니 너무 신기했다. 실제로 등하원 시킬때 보면 초등학교 애들이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가 일부러 다시 돌아와서 애한테 안녕하고 인사하기도 하고 지나가면서 머리 쓰다듬기도 하고 그런다. 사람들하고 잘 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막 엄청 들이대면서 사람들 쫓아다니는 스타일은 또 전혀 아닌데..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왜 그렇게 형아들한테 인기 많은지 알 수가 없다고. 그 비결 엄마 좀 알려줄래?

그리고 남편을 닮아서 갈등을 싫어하고 양보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한번은 친구한테 팔을 물려왔길래 “안돼! 스탑! 했어? 선생님한테 보여줬어?”하고 물어봤더니 까먹었다고.. 아니 그렇게 아프게 상처가 났는데 까먹을게 따로 있지 얘야 ㅠㅠ 또 애들끼리 놀다가 장난감 가지고 싸움난 적이 있는데 다른 애가 얘가 갖고 있던 공을 가지고 싶다고 울고 불고 난리쳐서 그것과 동일한 공을 가지고 놀라고 주는데도 계속 울어 난감했는데 우리 애가 자기가 들고 있던 공을 넘기고 그 다른 공을 가지고 계속 놀았다고.. 그런데 이 얘기를 듣고나니 애가 대견하면서도 자기 것을 챙기는 방법을 가르쳐줘야겠다 싶어졌다. 예전에는 다른 애가 울면서 고집 부리면 아이한테 물어보고 괜찮다 하면 장난감 양보하게 했는데 이제는 일부러 그냥 두는 편이다. 항상 너무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는게 보기 좋지 않고 맨날 툭하면 울면서 자기 원하는대로 다 갖는 다른 아이에 대한 피로도도 너무 커져서.. 요즘 가끔 먼저 nicht teilen (나누지 않겠다)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그런 말 듣고 대견하게 생각하는 엄마는 나밖에 없을듯..

신기하게도 세돌이 다 되어가는데도 고집쟁이 떼쟁이 시기가 딱히 없었고 어린이집 선생님도 이제는 때가 오겠지..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그런 적이 없었다고 했다. 사춘기 반항을 얼마나 세게 하려고 이렇게 순한 걸까.

어린이집 학부모 대표(?) 활동을 하는데 평소에는 거의 모임이 없다가 이번 1, 2월에 여러번 있었다. 아이 일인데 학업 때문에 빠질 수 없지. 선생님들 모임에 참관하는 날이었는데 특별하게 들고 갈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좋아하는 카페 dichtl에서 마카롱을 사갔다. 사실 알디에서 파는 마카롱이 맛도 꽤 좋아서 가성비 최고인데 왠지 그걸 들고 가기는 애매해서 일부러 비싼 돈 주고 샀지만.. 선생님들이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지 심지어 남았다. 다음에는 그냥 보관 가능한 초콜릿 들고 가야지..

1, 2월에 나름 꾸준히 했던 명상. 그냥 건너뛸까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휴대폰 보며 딴 짓하는 시간도 많은데 하루에 10분을 투자 못하냐 생각하며 매일 하려고 노력했다. 학교에 있는 호수는 명상하기에 딱 좋다. 시원한 바람, 꽥꽥거리는 오리들, 잔잔하게 일렁이는 수면..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졌다.

Headspace 앱 첫 화면에는 매일 새로운 영상, 오디오들이 뜨는데 특히 오디오 영상은 5분 정도밖에 안 되는데도 마지막에 꼭 잠이 들거나 집중력이 떨어졌었다. 2월부터는 매일 바뀌는 그 짧은 클립들 대신에 Headspace 365라는 시리즈로 나온 오디오를 듣기 시작했는데 길이가 더 긴 데도 불구하고 훨씬 집중하기 좋다. 매일 조금씩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는데 그게 매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하루는 “왜 명상을 하는지 생각해보세요”라고 하고 다음 날은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이유 중에 타인을 위한 것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참고로 한국어는 없고, 여러 언어가 있는데 언어별 컨테츠 양이 차이가 나서 무조건 영어로 해야 한다.) 처음에는 10분짜리 10일, 그 다음 15일짜리 15일, 20일짜리 20일, 그 다음에는 10일씩 여러가지 주제로 나와서 총 365일동안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2월에는 10분, 15분짜리를 했다. 생각보다 할만해서 놀랐다. 1년동안 꾸준히 계속하는 게 목표다.

발렌타인 데이 기념으로 오랜만에 Kurofune. 언제나 그렇듯 전식으로는 가라아게, 본식으로 나는 새우튀김 벤또, 남편은 고기 벤또, 그리고 아이는 계란과 아보카도 초밥ㅎㅎ 여기는 다 좋은데 느려도 너어어어무 느리다. 메인음식 하나만 시키면 덜 할 텐데, 주문 받을 때까지도 한참 걸리고, 전식과 본식 사이도 한참 걸리고, 후식까지 시키면 더 오래 걸린다. 심지어 후식은 아이스크림이나 케익 같이 딱히 조리시간이랄 게 없는 걸 시켜도 ㅎㅎ 항상 예약할 때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데 밥 다 먹고 나면 최소 2시간이 지나있다. 그래도 작은 탁자에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도 준비되어 있어서 다행히도 아이가 심심해서 난동 피우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다. 물론 원래 유럽에서는 외식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아이도 익숙해서 1시간반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약간 지루해하기 때문에 좀 놀아줘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아주 편하게 밥을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은 먹어야 하니까 그냥 전식, 본식, 후식 다 시킨다는 ㅎㅎ

매번 같은 것만 시켜서 음식 사진은 안 찍었네ㅎㅎ

이번 학기는 4과목뿐이었는데 그 중 하나는 격주로 프로그래밍 과제 제출하고 구두시험 하나가 있는거라 기말고사가 없었고, 하나는 세미나 페이퍼 제출하는 수업이었는데 제출 기한이 학기중이라서 실질적인 시험은 두 과목이었다. 그래서 시험기간이라고 해도 이번에는 널널하겠네- 싶었는데.. 아니었죠….ㅎㅎ

프로그래밍 수업은 총 240시간..을 할애했다. 예전에 수업 때문에 C, Java, R, Python을 조금씩 한 적은 있었지만 다 옛날옛적이고 워낙 적은 시간을 투자했던 거라 사실상 기억에 남은 게 없었고.. 석사 과정 시작하며 첫 학기 들었던 SQL을 완전 말아먹으며 늘상 “프로그래밍 못하는 나”로 스스로를 낙인찍었는데 그냥 이 과목은 잘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수업 수를 확 줄이고, 경험이 부족한만큼 시간을 남들보다 많이 투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간을 엄청 투자했다. 솔직히 챗지피티 없었으면 아예 불가능했을 듯. 물론 그렇다해도 그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서 쓰는 건 불가능했다. 그만큼 엉터리도 많고 내 데이터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배워가며 수정하고, 내가 절대로 생각해내지 못할만큼 복잡하거나 구글링 했을 때 일반적인 코드가 아닌 경우는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워낙 딥러닝 쪽은 자료가 방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참고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짜집기를 해서 썼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운 것 같다. 결과도 1,0. 정말 뿌듯했다.

세미나의 경우는 주제를 10월 말에 받고, 11월 중순에 5분 발표를 하고 (그냥 대략적인 주제 설명과 어떻게 페이퍼를 쓸 것인지 소개하는 자리), 12월 중순에 1차 제출, 1월 말에 2차 제출이었다. 그런데 1차 제출 때도 이미 분량을 다 채운 완성본을 제출하라고 해서 크리스마스 방학 전에 정말 너무 바빴다.. 일단 페이퍼를 읽는데 처음에 너무 어려운 페이퍼부터 읽었더니 한 줄 한 줄마다 모르는 방법론이 너무 많았고 집중이 안 되니까 자꾸 읽다가 잠들었다ㅠㅠㅋㅋ 그리고 막상 글을 쓰려니 정말 한 마디도 못 쓰겠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것이 2019년.. 내 학사 졸업논문…ㅎㅎㅎ 그리고 그건 독일어로 썼지. 하지만 영어로는 긴 글을 써 본 적이 없으니 더더욱 힘들었다. 이것도 챗지피티 도움 많이 받았다. 다행히도 사용이 금지된 게 아니었는데, 조교가 “그런데 너무 많이 쓰지는 마. 작년에 서문이 대부분 똑같았어”라고 해서 너무 웃겼다. 실제로 서문 쓰기 귀찮아서 한번 쓰라고 시켜봤더니 너무 말도 안 되게 허황되고 화려하게 적길래 (마치 인류를 바꿔줄 논문인 것처럼ㅋㅋㅋ) 바로 지움. 그리고 당연히 인용은 정확하게 해야 하니까 그냥 챗지피티 보고 쓰라고 할 수는 없었다. 대신 내가 쓴 텍스트 교정용으로 매우 유용하게 썼다. 그리고 정말 대박이었던 것은 latex 사용할 때였다. latex도 졸업논문 이후로 거의 쓴 적이 없어서 처음에 시간이 걸렸는데 페이퍼에 있는 알고리즘을 그대로 입력하려고 하니 또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서 그냥 pdf 파일에 있는 것을 붙여넣기 했는데 당연히 글자가 다 깨져서 복사되었는데 그걸 역으로 바꿀 수 있는지 기가 막히게 구현을 해냈고, 글씨 스타일도 어떤 건지 몰라서 검색해보다가 “대문자인데 첫 글자가 약간 더 커” 하니까 바로 정확한 것으로 찾아줬다. 1차 제출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해서 2차 제출은 세세한 부분만 고치고 간단했다. 처음에 주제 잡기도 어렵고 논문도 어렵고 글 쓰는 건 더 어려워서 진짜 울고 싶었지만 그래도 꽤 많은 걸 배웠다. 무엇보다 다른 수업에서 배웠던 것들이 은근 계속 활용돼서 나와서 선행지식 없이는 이해 못 했을 내용을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희열이 컸다 ㅎㅎ 조교한테 1차 제출 후 리뷰도 받았는데 성적이 아직 뜨지는 않았지만 1,0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2월 초에 프로그래밍 수업 구두 시험 보고 시험 두개가 남은 상황이었다. 하나는 2월 말, 하나는 3월 초. 그런데 학기 중에 위 두 과목에 올인을 했던지라 남은 두 과목은 1월 돼서 처음으로 복습을 했다. 그래서 막판에는 하루에 최소 6시간씩 공부하고 어떤 날은 밤 11시까지 도서관에..ㅎㅎㅎㅎ 그렇게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저녁때 도서관에 계시는 경비원 할아버지들과 안면을 트고 인사를 하게 되었다. 친구가 그랬다. 학생들보다 학교 직원들과 친밀해지면 학교를 뜰 때가 된거라고.. 하지만 아직 2학기가 남았죠..ㅎㅎ

결과는 1,0과 1,3! 1,0 받은 과목은 경영과목이었고 scm이었는데 내가 공부했던 분야는 아니지만 optimization 모델링 부분이 있어서 흥미 있을 줄 알고 선택했는데 사실 끝까지 흥미가 별로 안 생겼던 분야였다. 무슨 과정이 있는지 일일이 암기하고, 용어 정의 암기하고.. 영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앞 이론 부분을 좀 망쳐서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점수 잘 나온 것 보면 뒤에 모델링을 잘 한 모양이다. 1,3 받은 과목은 프로그래밍 수업 들은 교수님의 과목이었는데 이 분 수업은 워낙 수업 내용 방대하고 시험 채점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해서 사람들이 많이 기피한다. 그런데 내 기준에서는 가장 배우는 게 많은 수업들이라 어쩌다보니 이 교수님 수업은 다 들었다. 이 성적도 그래서 만족스러움. 다음 학기에 신설되는 과목이 있는데 내 학과 소속으로는 못 듣길래 교수님한테 문의 메일 보냈다가 엄청 무시 당하는 메일을 받았다. “이 수업은 심화 과목으로 이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데 네 학과 소속으로는 그런 이해가 있을리 만무하다.” 이런식.. 그런데 사실 교수님이 내 이름은 몰라도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어서 “내가 사실 맨날 수업 끝나고 질문하는 한국인이다, 교수님 수업 있는 건 다 들었고 내 학과 소속으로도 문제없이 들을 수 있는 수업들이라 그냥 아쉬워서 물어본 거다” 라고 담담하게 보냈다. 그랬더니 정말 예상외로 교수님한테 답장이 왔는데 이런 내용인거다. “아 정말 아쉽게 됐다. 네가 우리 수업 들은 애들 최상위권 학생 중에 하나인데. 원하면 당연히 청강 가능하고 시험도 보고 싶으면 따로 증명서도 발급가능하다. 석사논문도 썼으면 좋겠다”. 이 메일은 보고 정말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사실 남의 인정을 받든 말든 별로 신경 쓰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칭찬을, 그것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교수님한테 받으니 너무 기뻤다.

다음 학기는 프로그래밍 수업 한 개, 시험 보는 수업 한 개, 청강 한 개, 학과에서 일하는 프로젝트 수업 한 개를 들을 예정. 갯수는 많지 않지만 프로젝트는 주 15시간 일하라고 해서 좀 빡셀 것 같다. 흑. 그래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학교에 오래 있다보니 이렇게 노을 지는 풍경도 보고

밤 하늘에 뜬 별도 볼 수 있고.

대학교 다닌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육아와 어떻게 병행하냐고, 대단하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 모든 것은 남편 덕분.. 내가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은 하루종일 일하고 아이까지 돌보는 남편 덕분이었지. 남편이 레고로 모형 만드는 것 보면 매번 감탄한다. 이것도 아무 예시없이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혼자 뚝딱뚝딱 만든 것. 나는 창의성이 없어서 이런 건 절대 못 만든다.

그래도 애가 아파서 가정보육해야 하면 내가 돌봐야 했을텐데 어린이집에 수족구, 장염, 결막염 다 돌아도 안 걸리고 건강하게 버텨준 애한테도 고맙다. 너의 면역력은 최고야 정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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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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