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2016년 아욱국의 여름과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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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 Dec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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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뒷북 포스팅ㅎㅎ :) 우리 동네 사진들
 
# Hofgarten
 
대성당 (Dom) 근처에 Hofgarten이 있는데 4월에서 10월 사이에만 연다.
9월에 친구가 놀러왔었는데 아기자기하고 예쁜 공간이라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신나서 사진 더 많이 찍은 건 비밀ㅎㅎ) 위에 있는 사진은 대성당에서 호프가텐 가는 길에 있는 건물. 여기에 있는 꽃도 알록달록 예뻐서 찰칵.

그렇게 큰 공간은 아니다. 나무 다듬어놓은게 너무 귀여움. 양 옆에는 그냥 잔디밭인데 햇빛 비치는 날에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 깔고 누워있기도 하고 피크닉담요 같은 거 가져와서 그 위에 있기도 하고. 가족단위로 온 경우 보통 아이들은 신나서 막 뛰어다니고 부모님은 앉아서 쉬고 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고는 한다.
 

물고기도 있다! 원래 이런 곳에는 엄청 큰 잉어들이 있어서 좀 징그러운데 얘네는 귀엽다고 할 만한 사이즈였다. 어떤 사람이 와서 식빵을 막 뿌리니까 정말 전투적으로 먹겠다고 달려드는 물고기들을 보았다.
호프가텐이 집에서 가까워서 여름에 가끔씩 남편이랑 이 곳에 오는데 저번에 물고기들이 뻐끔거리는 걸 보고 옛날에 어렸을 때 누군가가 침 뱉으면 얘네가 먹을 건줄 알고 모여든다고 말해서 애들 여럿이서 막 침을 뱉었다고 남편한테 말하니 “제발 지금은 하지 말아줘”라고 ㅋㅋㅋ아니 어렸을 때 그랬다고요…어렸을 때..지금 말고..
 

따로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옆에 책장도 있는데 여기서 읽어도 되고 가져가도 된다. 그러다보니 남아있는 책들 중에 별로 읽을 만한 것은 없다. 한 30년은 된 것 같은 낡은 책들이 많고, 심지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국어 책들도 있다ㅋㅋㅋ 남편은 책을 한번 읽고 다시 읽을 것 같지 않으면 바로바로 처리해버리는 성격이라 여기에 최신 스릴러/추리 소설을 갖다놓은 적도 있는데 하루만에 누가 가져갔다.
 

 

너무나 예쁜 꽃들. 하지만 이름을 모른다는 게 함정^_^; 그렇지만 이렇게 찍어놓으면 나중에 꽃집 언니한테 물어보면 알려주겠지 허헛
 
 
# 처음으로 독일에 세금 낸 날
 
…………이라는 것을 아주 잘 기억하는 이유는 워낙 슬펐기 때문에ㅋㅋㅋㅋㅋ
첫 월급이 들어왔는데 10프로나 떼인 금액이라 ‘아니야 이건 실수일거야.’ 했지만 찾아보니 역시 실수가 아니었다. 첫 월급에는 내가 쏴야겠지만 내가 세금 더 떼인 대신에 네가 세금 덜 내니까 네가 한턱 쏴야한다고 뭔가 이상하지만 굉장히 논리적(이라고 나는 생각하는)인 이유로 남편에게 밥 사라고 시키고 외식하러 나간 날. 이 시기에 (요즘도 그렇긴 한데) 노을이 며칠째 엄청 예쁘게 져서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들고 갔는데 너무 밝을 때 집에 돌아와서 정작 노을 사진은 없다.
 

사진기 들고 간 게 아까워서 아무 사진이나 찍었는데 지금 보니 참 절묘하다. 요즘 시국에 적절한 사진. ’11월 12일은 닭 잡는 날’ 이라고 했던 이마트 행사 사진이 갑자기 생각나네^^…
 

역시나 이름을 모르는 예쁜 꽃.
 

집 근처에 있던 보트(?)
 

뭐에 쓰이는 건지 궁금했는데 안에서 크레페 같은 거 팔으라고 만든 모양. (이 보트 대여해준다고…전화번호 지워본다고 허접한 포토샵 실력을 발휘(?)해봤다.그래서 Unter다음에 아무것도 안 적혀있음 ㅋㅋㅋ) 안이 너무 좁아 보여서 아무리 한 사람만 들어간다 해도 뭘 할 수 있겠나 싶기는 했지만 아이디어가 기발해서 실제로 저기서 뭘 팔고 있다면 나는 괜히 가서 살 것 같긴 했다. 며칠 지나니까 사라졌던데 저걸 어떻게 운반했을까 의문점도 남는다.
 

이 집 앞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양이. 얘 말고 검은색 고양이도 있는데 가끔은 나란히 길바닥에 누워서 자고 있다 ㅋㅋㅋ 집 창문이 항상 열려 있어서 안팎을 마음껏 드나드는 것 같은데 둘다그 집 고양이인지 한마리는 길고양이인지..잘 모르겠다.
 

표정은 이래도 이 날 갑자기 보트 사진 찍고 있던 우리에게 오더니 막 몸을 비볐다. 귀여워서 쓰다듬으려고 했더니 또 도도하게 가버린다; 뭐지..;; 평소에는 관심도 없고 핸드폰 꺼내서 사진 찍으려고 하면 싫어하는게 느껴질 정도로 표정이 안 좋게 변한다.
 
다음날 또 마주침. 나 혼자 친해진 것 같은 마음에 괜히 불러보고 눈 마주치려 노력했는데..
 

전혀 관심 없음…..그 전날은 그냥 배가 고팠나봄…
 
 
# 짧았던 가을
가끔 남편이랑 동네 사진 찍으러 나가는데 남편 카메라가 훨씬 좋으니 나는 내 카메라 안 들고 가고 이거 찍어봐라, 저거 찍어봐라 시키기만 할 때가 많다. 내가 직접 안 찍어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싶지만 꼭 결과물 보고 나면 색감이 내 취향이 아니라 후회한다. 너무 파란색이다. 나는 약간 노란색이 좋은데. (우리 둘의 캐논 vs. 니콘 논쟁) 전문가들은 결국 큰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그거야 자유자재로 사진을 편집할 줄 아는 전문가들 입장이고..  포토샵 생초보라 명암/대조 말고는 잘 안 바꾸는데 어쩌다가 색감 바꾸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면 꼭 이상한 부분이 생겨서 결국 포기하고 만다.
 

해바라기. 정말 거대했는데 저렇게 시들어 있는 모습을 보니 가을이 왔구나- 느낄 수 있었던. 옆에 붙어있던 “Bitte stehen lassen”이 너무 귀여웠다.
 

이 동네에는 물이 정말 많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하려고 신청도 했다고.
 

 
오래된 트램. 블로그 통해 알게된 ‘가비’님(ㅋㅋ) 생각나서 나는 휴대폰으로 찍어서 사진 보내고 남편한테도 이거 찍어놔! 시키고ㅋㅋㅋ 이런 오래된 트램은 많이 남아있지도 않고 조작 방법이 현재 트램이랑 달라서 아무나 운전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근데 이거 트램기사님이 ‘치즈’하고 카메라 의식하고 웃는 것처럼 나와서 절묘하다ㅋㅋ
 

산책하다보니 풍선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서 뭔가 했는데 남편이 갑자기 근처 동네에서 잔치가 있다는 걸 생각해냈다. 기대도 안 했지만 정말 소규모였고 할 게 없었다ㅋㅋ 그래도 놀이기구 같은 게 있어서 애들은 신났을 것 같다.
 

그래피티 옆에 설명이 있다는게 신기해서 읽어봤더니 Barbara Gräwe라는 예술가가 Friedensfest 때 그렸다고. 참고로 그건 매년 8월 8일에 있는 축제(?)인데 이 날은 법적으로 공휴일이다. 그것도 아우크스부르크에서만. 그래서 주별로 공휴일이 다른 독일에서 그렇잖아도 바이에른이 공휴일이 가장 많은데, ‘평화의 날’ 덕분에 아욱국이 독일에서 가장 공휴일이 많은 도시이다!ㅋㅋ 여기 살기 전에 남편이 그 얘기를 해줬는데 “뻥치지마!”하고 안 믿었건만..사실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어! 하고 느낄 수 있는 사진. 이 날 집 근처에 있는 카페를 가봤는데 너무 별로였다.
 

 

공간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좀 유치하달까?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기도 했고..

 

음식과 음료는 정말 최악이었다ㅠ_ㅠ 채식주의자/비건을 위한 ‘건강식’ 컨셉의 카페여서 그런지 우유를 안 쓰고 두유를 쓰는데 독일 두유는 한국처럼 달거나 진하지 않고 물 탄 것처럼 연하고 밍밍하고 맛이 없어서…마차라떼 시키고 정말 으엑 할 뻔했다. 심지어 맛없기 자체가 힘든 핫초코 마저 정말 맛없었다. 흑흑흑 어떤 독일 블로거가 여기를 극찬해서 기대가 컸는데 실망감만 잔뜩.

다른 날은 시내 중심에 있는 Picnic이라는 카페/바 도전! 1층은 정신 없었고 2층은 아늑. 소파가 폭신폭신해서 한없이 늘어지게 되는ㅎㅎ 스무디 종류도 많고 샐러드나 간단한 음식도 많고. 너무 추워서 따뜻한 음료 하나만 시켰지만 다른 사람들이 먹고 있던 음식이나 다른 음료도 맛있어 보였다.

밤에는 여기가 바로 변신해서 저기서 술 판다고 한다 (물론 나는 가본 적이 없지..) 여기의 문제점은…비쌈. 많이 비쌈.
 

슈퍼문 뜨기 전 날이어서 달 사진을 찍어봤다. (내 카메라로 달 사진을 찍었을 때)
 

남편 카메라로 찍었을 때 ㅋㅋㅋㅋㅋㅋ이럴때 확연하게 드러나는 카메라 차이. 이건 슈퍼문 떴던 당일에 남편이 굳이 그 추운 밤에 나가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이때 영하..엄청 추웠다) 나는 또 아주 타이밍 절묘하게 이 날 수업 늦어서 뛰어가다가 다리를 심하게 접질러서 집에서 쉬었다 허허 (한 달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도 막 뛰어다닐 수 없다는 게 문제ㅠ_ㅠ)
 

 
남편이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가 자기네 섹션 메인 사진으로 띄우면 안 되냐고 바로 연락 왔다. 역시 기자는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신문에 실리는지 매우 잘 알고 있다ㅋㅋ
 
다음 포스팅은 드디어 계절에 맞게 겨울로 넘어가서 크리스마스마켓 사진들과 이번 해에도 받은 시어머니표 Adventskalender를 올리고 싶은데…과연 봄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올리게 될지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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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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