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남편의 인생 Köttbullar(미트볼) 찾기//
부끄럽지만 스톡홀름 여행 가기 전에는 이케아에서 왜 미트볼을 파는지 알지 못했다. 그냥 우연히 개발한 메뉴인줄. 알고보니 독일에는 소세지가 있듯 스웨덴에는 미트볼이 있었다. 남편은 가장 맛있는 미트볼을 찾겠다며 거의 매번(..이라고 해봤자 세번이었지만ㅋㅋㅋ) 미트볼을 시켰다. 참고로 저거 읽을때는 숏불라(?) 비슷하게 발음해야 한다.
밀린 여행 포스팅은 영영 안 올라올 수 있으나..^_^;;언제나 그렇듯 맛집 포스팅만큼은 꼭 올린다ㅎㅎ 기준은 여행 일정에 맞게 관광지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중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평점이 좋으면서, ‘너무’ 비싸지 않은 레스토랑.
– 여기 에 썼듯이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습관대로 10퍼센트씩 줬는데 반응을 봤을 때 조금 많이 준 것 같다.
– 가격은 한국 외식비 기준으로 하면 당연히 엄청 비싼데, 서유럽 기준으로 하면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정도? 점심메뉴는 보통 저녁보다 조금 저렴한 편인데, 그렇다해도 만원은 줘야 하고, 보통 저녁은 1인당 2만원에서 4만원 정도 들었다. 물론 간단하게 빵 같은 거 사먹으면 더 적게 들겠지만 우리는 다 어디 들어가서 먹었으므로..
– 수돗물은 공짜다. 남편은 항상 수돗물 마셨고, 나는 사과주스 마셨다. 그래서 음료수 값은 적게 나온 편이다.
– 내가 간 곳들은 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서 그런지, 아니면 스톡홀름 음식점의 일반적 특징인지, 항상 영어 메뉴판이 있었고 사람들은 (알려진대로) 다들 영어를 잘 한다.
포스팅 순서는 맛있는 순은 아니고 그냥 내키는대로 ㅋㅋㅋ 앞에 4군데는 추천할 만하고 뒤에 2군데는 그냥 무난해서 근처에 있으면 가볼만한 정도?
1. Gästabud
Österlånggatan 7, 111 31 Stockholm
Gamla stan(구시가지), 특히 Kungliga slottet(왕궁) 근처 골목에 있다. 후기에 크기가 작아서 아늑하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가보니까 정말 좁긴 했다. 장점이자 단점은 자리 예약이 안 된다는 것?ㅎㅎ 관광객 입장에서는 정확한 시간에 레스토랑 찾아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가 있기 때문에 (갑자기 일정이 바뀔 수도 있고) 나는 오히려 장점으로 봤다. 초저녁에 가니까 별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게 식당 전부 크기.
나는 연어구이를 시켰고 남편은 미트볼을 시켰다. 연어구이 자체도 맛있었는데 옆에 있던 마요네즈에 감동을 받았다ㅋㅋㅋ마요네즈가 맛있었다하면 요리가 맛없다고 비꼬는 것 같지만 정말이지 마요네즈가 맛있었다. 딜(Dill)이 들어가 있었는데 ‘어떻게 마요네즈 따위가 특별히 맛있을 수가 있지?’ 신기해하면서 찍어먹음ㅋㅋㅋ 감자도 그냥 찐 게 아니라 특이한 조리법을 썼는지 나는 처음 먹어본 그런 맛이었다. 암튼 합격!
남편이 먹은 미트볼은 사이즈가 우선 컸다. 일반 미트볼의 3배 정도 되는 크기. 맛도 좋았다. 약간 ‘우리 할머니 특별 레시피’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정감가는 맛이었다ㅋㅋㅋㅋ(물론 이것은 한국에서 비빔밥 처음 먹어본 외국인이 비빔밥 평가하는 꼴이긴 하다만ㅋㅋㅋㅋ맛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알맞은 표현을 찾았을 뿐..☞☜) 남편은 여기 미트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2. Tradition
Österlånggatan 1, 111 31 Stockholm
Gästabud 바로 옆에 붙어있다. 이름이 알려주듯 나름 전통이 있는 곳인 것 같다. 그리고 비싼 편이다. 내 추측인데 Gästabud가 유명해진 게 여기 가려다가 사람 많아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을 가다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ㅎㅎ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내 추측.
가격이 부담되면 점심메뉴 시키면 된다는 후기가 많아서 일부러 점심에 찾아갔다. 점심메뉴는 150크로나 정도.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었고 단품 메뉴도 그렇게까지 비싸지 않길래 그냥 먹고 싶은 거 시켰다.
문 열기 전에 도착해서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1등으로 들어갔다. 30분 정도 지나니까 어느새 꽉 찼더라는.
식전빵과 샐러드. 저기 얇고 바삭거리는 빵은 독일어로 Knäckebrot인데 스웨덴어로는 knäckebröd이다. 역시 비슷한 단어가 많아. 그 옆에 있는 갈색빵이 내게는 정말정말 맛있고 신세계였는데 이름이 뭔지 모르겠다ㅠㅠ 브라우니처럼 생겼지만 달지가 않고 약간 텁텁한 맛인데 색 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낀건지 아니면 실제로 재료에 들어가는지는 몰라도 약간 초콜렛맛이 나는 것만 같았다. 같이 찍어먹으라고 버터도 줬는데 거기에 소금이 들어가 있어서 더욱 더 독특한 맛이 났다. 나중에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식전빵으로 저 두 종류를 갖다준 걸로 봐서는 스웨덴에서 흔한 빵인 것 같은데 뭔지 알고 싶구나….음료는 사과주스가 없다길래 크랜베리 주스를 시켰는데…정말 별로였다. 약간 비타민워터 같은 맛이었는데 너무 밍밍했음.
내가 시킨 송아지고기. 고기도 고기지만 저기 양배추(?) 같은 것도 너무 맛있고 소스도 전혀 짜지 않고 담백해서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다. 완전 추천!
남편은 미트볼. 비주얼은 평범했지만 왠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맛이었다. (물론 그래봤자 미트볼은 미트볼이지만ㅎㅎㅎ)
3. Supper Gården
Barnhusgatan 12, Stockholm
Supper Stockholm
Tegnérgatan 37, 111 61 Stockholm
두 군데를 적은 이유는 시즌에 따라 영업하는 곳이 달라서. http://www.supper.nu/english/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어느 지점에서 영업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둘다 서로 가깝기는 하지만…처음에 Supper Stockholm 갔다가 닫아서 허탕치고 Supper Gården을 다시 찾아가야했기 때문에ㅠ_ㅠ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찾아가려는 분이 있다면 꼭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고 가시길.
그런데 알고보니 여기가 우리 숙소에서 훨씬 가까웠다는..ㅎㅎ;; Norra Latin – Stockholm City Conference Centre 앞에 텐트가 여러군데 있는데 그 중 사진 맨 왼쪽에 있는 곳이었다. 예약 없이 갔다가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얘기 듣고 결국 다음날 저녁으로 예약을 잡았다. 원래 자리가 나면 전화를 해준다고 했는데 우리는 여기 사는게 아니므로…
텐트 안에는 자리가 없어서 바깥으로 배정받았는데 다행히도 야외히터가 있었다. (여름인데도 무지 추웠던 스톡홀름ㅠ_ㅠ)
메뉴판을 보니 양이 적은 게 있고 양이 많은 게 있어서 뭐를 얼마나 시켜야 할지 몰라 물어보니 양이 적은 거는 1인당 2개씩 시키면 배부를 거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가격은 하나에 125-145크로나 정도.(비싼 편이다) 사진에 보이는대로 타파스 같은데 뭐를 시키냐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온다. 재료 자체는 평범한데 그 조합이 워낙 특이해서 색다른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맨 끝에 있는 석류 들어간 거는 연어와 새우가 있길래 다른 건 안 보고 시켰는데 석류와 망고였나 그런 과일에 연어와 새우와 양파가 들어가 있어서 정말 신기한 맛이 나서 먹으면서도 ‘이상한데 맛있어!’ 했다. 다만……..고수(Koriander)가 들어가있다..나는 살면서 고수를 먹어본 적이 거의 없어서 뭔지도 모르고 먹다가 (그나마 처음에는 과일 때문에 그 특유의 향이 안 났다) 점점 비려져서 ‘설마 이겐 고수인가’했건만..ㅠㅠㅠㅠ 나중에 메뉴판 보니 다른 것에도 들어가있던데… 빼달라고 하면 빼주지 않을까 싶다. 이때 이후로는 어디 가서 뭐 시킬 때마다 고수가 들어가있는지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가운데에 있는 빨간 거는 육회였는데 땅콩하고 저 검은색 소스 때문에 하나도 안 느끼하고 오히려 담백했다! 원래 육회를 많이 먹지는 못하는데 너무 맛있어서 남편 대신에 내가 다 먹었다.
4. Restaurang Akkurat
Hornsgatan 18, 118 20 Stockholm
Gamla stan 통과해서 Södermalm 지구로 들어가면 거의 바로 있다. 원래 조사해서 간 곳이 아니라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카페에 피신했다가 근처에 있는 괜찮은 레스토랑을 찾다보니 가게 된 곳이었다. 이름은 ‘레스토랑’이지만 사실은 바에 가까워서 5시밖에 안 되는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아서 자리를 구하는게 어려웠다.
술 중에서도 위스키 종류가 엄청 많아서 위스키 애호가라면 좋아할 것 같..^_^;
대략 이런 분위기.
밖에도 꽤 자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앉을 자리 찾는게 힘들었음. 사진으로 보면 별로 붐벼보이지는 않지만 ㅎㅎ
메뉴판에는 특이하게 홍합 종류(소스)가 많았고 다른 손님들 중에 홍합 시켜서 먹는 사람들도 꽤 됐다. 그래서 뭐 시킬 지 갈등 좀 하다가 Biff Rydberg을 시켰다. ㅋㅋㅋㅋ결론은 고기. 다른 레스토랑 메뉴판에서 보고 사진검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고기가 왠지 질길 것 같았다. (그래놓고 왜 시켰는지는 모르겠음ㅋㅋㅋㅋ그냥 많이 궁금했나봄) 막상 먹어보니 그냥 스테이크 여러 덩어리! 맛있었다. 사실 가장 비싼 메뉴였기 때문에 맛없으면 안 되는 것이긴 했지만ㅋㅋ 사진을 검색해보면 특징이 항상 고기와 감자와 양파와 노른자가 같이 나오는 것인데 아직도 저 노른자를 어떻게 먹으라고 주는 건지 모르겠다는 게 함정. 그냥 대충 뿌려서 먹었는데 누가 보고 비웃지나 않을까 눈치 보며 먹었다는 건 비밀. 그럴거면 아무나 붙잡고 물어라도 볼 걸 그랬어..
여기서부턴 그냥 무난했던 곳들. 애초에 맛집으로 검색했다기보다 일정 동선 때문에 간 곳
5. The Vasa Museum Restaurant
Galärvarvsvägen 14, 115 21 Stockholm
바사 박물관 안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검색해본 바로는 근처에 딱히 괜찮은 레스토랑이 없길래 그냥 박물관 간 김에 다 해결하자! 하고 들어간 곳.
내부도 그렇고 전망(?)도 좋다. 무엇보다 박물관 안에 있에 있으니 아침에 와서 박물관 구경하고 점심 해결하고 가면 편리.
내가 찾아봤던 후기는 극과 극이었다. 음식이 해동해서 쓰는 것 같다느니 (음식이 너무 빨리 나오긴 해서 그 의혹이 약간은 이해가 간다) 이런걸 돈 주고 사먹는게 아깝다느니 정말 엄청 심한 악담도 있었고 분위기 좋고 가격도 별로 안 비싸고 맛있게 먹었다는 긍정적 후기도 많았다. 그래서 별 기대를 안 하고 갔는데, 그냥 무난하게 괜찮다. 내가 먹었던 것은 맛이 기억도 안 나는데 (이러니 무난했다는 평가가 정확하다고 생각. 맛없었어도 기억이 났을 테니 ㅋㅋㅋ) 남편의 미트볼은 이케아 미트볼 같은 맛이었다ㅋㅋ 가격은 둘이 합해서 300크로나 정도 나왔다. 관광지 바가지 심할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꽤 괜찮은 것 같다.
6. Tutto Bello
Tegnérlunden 4, 113 59 Stockholm
스톡홀름 마지막 날 오전까지 관광을 하고 중간에 짐을 가지러 다시 호텔에 가야 했는데 근처에 괜찮은 음식점 중에 여기가 있길래 갔다. 그냥 이태리 음식점인데 점심메뉴가 89크로나 밖에 안 하고 후기가 칭찬 일색이길래 그래도 약간 기대를 했는데, 음식은 괜찮았는데..뭐랄까 서빙하는 사람들이 별로였다 :( 딱히 불친절한 건 아니었는데 뭔가 기분 나쁜. ‘관광객이 여기를 왜 오지?’ 이런식의 분위기였다;; 자기들끼리 수다떠느라 바쁘고. 아무래도 스톡홀름의 다른 레스토랑에서 서비스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인테리어가 한국 생각이 났다.
이런건 좀 탐나더라고.
내가 시킨 리조또. 그냥 무난.
-포스팅 끝!!!!!!-
Leave a Comment